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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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동학대 근절 위한 아동보호 국가시스템 작동하기 시작했다”
작성일2021-06-24



“우리 사회에서는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면 단발성 대책, 땜질식 처방이 마련되고 끝날 때가 많았다. 국가시스템이 없는 게 아니라 있는 시스템이 잘 작동되지 않아서 생긴 일이다. 이것은 우리 모두 공동의 책임이다. 지금도 끊임없이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 영유아 유기, 영아살해 이런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아이가 존엄한 인격체라는 인식이 전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야말로 현장을 제대로 알고 현장에 맞는 대책을 내서 이 땅에서 학대받는 아이들이 사라지게 하는 게 우리 모두의 공통된 과제이다.” (김미애 국민의힘 국회의원 축사)  

과연 아동보호 국가시스템은 잘 작동되고 있을까. 아동학대 근절 방안을 찾기 위한 토론회가 22일 오전 10시, 서울시 여의도동 한 카페에서 ‘아동보호 국가시스템은 잘 작동되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포항남구·울릉군) 국회의원과 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 포용국가 아동정책 발표를 통해 아동에 대한 국가 책임과 공공성 강화를 약속했다. 2020년 3월과 4월에는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특례법을 개정해 아동보호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같은 해 10월 118개 시·군·구에 아동보호팀을 신설했고, 아동학대전담공무원과 아동보호전담요원을 확충했다. 그러나 지난해 아동학대로 인한 잇따른 사망 사건이 터지면서 전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특히 16개월 입양아 학대사망 사건을 계기로 지난 3월 30일부터 즉각분리제도를 시행했다.

급변하는 상황 속에 우리 아이들을 지키는 현장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고, 문제는 무엇이고, 대안은 없는지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토론회는 주최자인 김병욱 의원이 좌장을 맡았다. 류정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아동복지연구센터장이 ‘아동보호체계의 통합성 강화를 위한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발제에 나섰고, 토론자로는 ▲공혜정 사단법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김선숙 아동권리보장원 아동정책평가센터장 ▲김병익 서울성북아동보호전문기관장 ▲이은주 포항시 아동보호팀장 ▲배태현 보건복지부 아동학대대응과 사무관 등이 참여했다.

◇ “콘트롤 타워 필요·112 신고일원화, 다시 생각해봐야…”

발제를 맡은 류정희 아동복지연구센터장은 현행 제도의 변화 과정을 짚고, 아동학대가 발생했을 때 112 신고 후 대응시스템과 보완할 점까지 종합적으로 설명했다. 류 센터장은 “현장조사를 맡은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은 공무원이지만 보호전문요원은 임시직, 기간제 근로자로 배치되고 있고 현황 파악도 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즉각분리제도와 관련해, “부모의 처벌이나 (아동과) 분리를 강화시키고 있지만 그 가정이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있도록 양육환경에 대해 얼마나 지원하고 있는지 협력체계 안에서 보호체계를 살펴야 한다”며 아동보호체계의 통합성 강화를 강조했다.

류 센터장은 “보편적 예방을 기초로 하는 아동보호체계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전체를 아우르는 콘트롤 타워가 부재하다”고 지적한 뒤, “112 신고 일원화를 주장할 게 아니라 신고자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면 통로가 더 넓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 중심으로 복지행정과 사법적 대응체계를 연계하는 아동보호체계를 구축하고, 심층적 사례관리를 통해 재학대 발생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 “아동권리보장원이 콘트롤 타워가 돼 제 역할을 해주길”
공혜정 대표는 ‘정인이 사건’ 이후 즉각분리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학대피해아동 쉼터와 같은 인프라가 조성돼 있지 않다는 점을 꼬집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https://www.ibab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6030

공혜정 대표는 ‘정인이 사건’ 이후 즉각분리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학대피해아동 쉼터와 같은 인프라가 조성돼 있지 않다는 점을 꼬집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이어진 토론에서 공혜정 (사)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정인이 사건’ 이후 즉각분리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학대피해아동 쉼터와 같은 인프라가 조성돼 있지 않다는 점을 꼬집었다. 보호해야 할 아동을 성별과 장애여부에 따라 분리해야 하고, 신입 피해아동이 들어오면 기존 아동을 원가정으로 돌려보내거나 장기시설로 보내야 하는데 쉼터도 장기시설도 부족한 상황.

공혜정 대표는 “학대피해아동 중에는 분리보호되다가 (가정에) 학대가 있더라도 단체생활의 제약이 많아 원가정으로 돌아가려는 경우가 있다”면서 “시설 양적확대도 필요하지만 가정과 비슷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는 질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관련해, “아동학대가 이슈화되면서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이 경찰과 동행하거나 현장을 지원하고, 현장 실습까지 하는 등 역할이 많아졌으나 강제성을 지닌 권한이 없는 상황”이라며 “아동권리보장원이 아동학대에 대한 콘트롤 타워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선숙 아동권리보장원 아동정책평가센터장은 “아동보호체계 공공화가 진행되고 있으나 촘촘하지 않는 전달체계가 문제”라며 “읍·면·동에서 그 역할이 잘 작동될 수 있도록 광역 단위의 아동복지서비스 지원체계와 같은 중간 지원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동 정책 수립과 관련해, "정부의 아동 정책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출범한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전문가들이 전달체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병익 서울성북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은 현장 종사자 입장에서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가중한 업무에 대해 공유하고 “제도의 승패는 현장에 있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아동복지법에 사례관리에 대한 명시가 필요하다는 점과 아동학대 행위자 중 처벌법상 범죄가 되지 않더라도 사례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법제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사례관리가 강제성이 없어 재학대에 대한 지속적 점검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어 “아동학대 발생률보다 턱없이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아동학대 인프라 확대를 위한 사업비 확보와 아동학대 종사자의 신변보호 등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오랜 시간 현장에서 일하면 체득한 것은 아동학대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심층사례관리는 중요한 과업이다. 제대로 된 제도와 인프라 구축을 통해 재발하지 않도록 끝까지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 “아동보호 국가시스템… 첫발 내디뎠다”


22일 오전 10시, 서울시 여의도동 한 카페에서 ‘아동보호 국가시스템은 잘 작동되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실제 시에서 아동학대전담공무원들로 팀을 꾸려 일하는 이은주 포항시 아동보호팀장은 ‘아동보호 국가시스템은 잘 작동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작동하기 시작했다.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아동보호체계 공공화의 성공은 지자체에서 공공화 사업의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어떤 기능을 하는지에 따라서 좌우된다”며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 예산, 쉼터, 장기시설 등 공무원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동학대 사건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자체·경찰·검찰 등의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그동안의 노력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현장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정인이 사건 전후로 현장이 달라지고 있으니 믿고 좀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배태현 보건복지부 아동학대대응과 사무관은 “정인이 사건 이후로 복지부에서 경찰청과 함께 공동매뉴얼을 제작하는 등 촘촘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즉각분리제도 등 현장에서 제도들이 잘 진행되는지 엄격히 관리하고, 올해 안에 필요한 인력이 배치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가정을 방문하는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통해 학대 징후를 발견한 사례가 있었다”며 “앞으로도 읍·면·동 단위로 찾아가는 복지팀에서는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겠다”고 전했다. 

김병욱 의원은 “현재 우리나라 아동보호 시스템은 운영과 예산 규모, 구조 등 아동보호의 공공 책임성 측면에서 취약한 환경”이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아동학대 방지 시스템의 구조적 개선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 베이비뉴스(https://www.ibabynews.com)